미래톡톡

[Vol.35] “욕설·비방하는 아이에게‘I-message’로 이야기해보세요”


유튜브 게임방송 하는 아들 괜찮을까요?

 

▶톡톡 상담: 중2 외아들과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외아들이라 초등학교 시절에는 함께 마트도 자주 가고 피아노 수업이 끝나면 아이스크림도 함께 먹을 정도로 친구 같았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별문제 없이 잘 자라고 있지만 점점 말수가 줄어들어 저도 모르게 아이 눈치를 보게 됩니다. 무뚝뚝한 아빠와 달리 살가웠던 아이라 섭섭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얼마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들 친구를 만났는데 아들이 진행하는 유튜브를 잘 보고 있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깜짝 놀랐지만 그 자리에서는 내색하지 않고 유튜브를 검색해 아들의 채널을 찾아보았습니다. 게임 방송인데 별로 보는 사람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방송 중간 중간에 나오는 욕설과 비방이 무척 거슬렸고 아들에 대한 좋지 않은 내용의 댓글이 적힌 것을 보고 상처받을까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가 걱정되고 너무 어린 나이에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것 같아 염려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톡톡 상담: 안녕하세요. 상담내용을 읽어가다 보니 저 역시 아들을 키우던 시간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어머니의 고민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편의상 아들을 민수라 하겠습니다. 초등학교시기에 아들과 다정하고 가까운 시간을 보내셨을 어머니에게 달라진 민수의 모습은 낯설고 당황스러우셨을 겁니다. 같이 아이스크림 데이트를 할 정도로 다정했던 민수가 중학교에 진학하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말수도 적어지고 부모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시면서 서운하셨을 어머니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민수의 친구로부터 민수의 낯선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머니도 몰랐던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자녀 발달과정에 따른 청소년기의 특성과 함께 요즘 청소년들의 관심사에 대해 조금만 공부하고 이해하신다면 이제 중학생이 된 민수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한 팁이 되실 것 같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닥치면 당황스러운 청소년기에 대해 다소 딱딱한 원론적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접어들면 많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 등에서 성인으로 가기 위한 그야말로‘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게 되죠. 민수의 상태는 현재 전형적인 청소년기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심리적 측면에서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고, 동시에 또래 친구들과 관심, 흥미, 정보 등을 공유하면서 그들과의 확장된 사회를 인지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경험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 시기에는 ‘또래관계’가 무척 중요합니다. 청소년들은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심리적 사회적 적응력과 긍정적 정서를 이러한 과정 속에서 키워나가게 됩니다. 청소년기의 이런 특징들을 볼 때 민수의 현재 모습은 크게 걱정스러운 상태는 아닌 듯합니다.

‘10대는 유튜브로 세상을 읽는다(2018년 2월, 시사IN )’, 올해 초 읽었던 한 시사주간지의 기사 제목입니다.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단연 전 세대가 가장 많이 보고 공유하는 영상 플랫폼입니다. 특히 최근 떠오르는 미래 직업 중‘크리에이터(creator)’는 10대 청소년이 가장 되기 원하는 1순위 직업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정보기술(IT) 기기와 인터넷 플랫폼의 발전으로 요즘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1인 미디어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도티TV’ 채널을 운영 중인 게임 크리에이터 ‘도티’는 ‘10대들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감안한다면 민수의 1인 미디어의 대한 관심은 매우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을 즐기고 또래와 함께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염려하시다시피 10대 청소년들에게 유튜브 영상은 순기능과 함께 양날의 칼처럼 역기능이 함께 하고 있어서 저도 걱정이 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역기능을 살펴보고 해법도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누구나 쉽게 접하는 성인물이나 폭력적인 영상은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더 큰 피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소비자원 조사에 의하면, 1인 미디어 플랫폼 9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나 성인인증 없이도 성인물 동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으로 봐도 우리 청소년들을 성인물의 폐해로부터 보호하기가 힘든 환경입니다.

특히 제가 얼마 전 상담을 의뢰 받은 남중학생의 경우 많게는 하루에 3~4시간씩 성인물을 접하면서 스마트폰에 저장해 학교에서 돌려보기도 하다가 교실 내에서 성적 행동으로 인해 피해학생이 생겼고 그 결과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려 상담을 받게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런 영상으로 인한 역기능적인 사례가 초중학교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고 상담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민수가 PC로 게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할 때마다 부모님이 함께 하며 지켜보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흔히들 자녀의 게임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해법은 부모에게 달려있고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민수의 경우 중독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해법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PC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정해보는 것 등을 제안해 봅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거나, 저녁 취침시간 후에는 한 곳에 모아 놓기 등 규칙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청소년과 규칙을 정하거나 약속을 할 때는 청소년이 먼저 제안하고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제안하고 정하는 것은 약속이 아니라 지시사항이 되기 쉽고 이로 인해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1인 미디어 영상에 등장하는 인기 BJ나 유튜버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염려입니다. 우리나라 10대의 73%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욕을 배워 사용하기 시작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청소년들이 유튜브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심해진 것 아닐까 추측되기도 합니다.

민수 어머니께서 만일 게임방송을 진행하면서 욕설과 비방을 하는 민수에게 문제의식만 갖고 지적하게 된다면 사태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댓글로 달린 욕설이나 비방을 보며 어머니께서 마음 아프게 느끼셨듯이 당사자인 아들 역시 어떤 댓글이 달리느냐에 따라 하루하루 힘을 얻기도 하고 좌절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극과 극의 경험을 할 겁니다.

사실 청소년들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욕설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욕설이나 축약어는 친구들과 공유하는 또래 문화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치거나 그로 인해 관계가 부정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으므로 그저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자신이 쓰는 언어가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언어는 곧 사고와 행동으로 연결된다. 부정적 언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부정적 사고를 하게 되고 공격적 언어는 공격적 사고 및 폭력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해결을 위한 접근은, 무조건 야단치기보다는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습관으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I-message’ 로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 “엄마는 네가 그런 말을 쓰면 걱정되고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대화를 제안하면서 민수와 함께 SNS 등 온라인공간에서 지켜야 할 예의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을 함께 이야기해 보는 좋은 기회로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흔히 부모들은 청소년기의 자녀가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고들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만나본 청소년들은 조금만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대부분 부모와 대화하려는 의지를 표출합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부모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대화’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자녀와 대화하실 때 1시간을 기준으로 청소년이 55분 부모님은 5분 정도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부모는 매 순간 고민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자녀가 거부하지 않는 대화를, 자녀가 먼저 물어볼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 나가신다면 해결점은 그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너무 가까이에서 부딪히며 힘들어 하기보다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자녀보다는 부모자신의 자기 돌봄과 부부간 대화의 시간을 더 많이 갖는 것이 더 성숙한 관계형성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우고 닮습니다. 부모의 행복한 모습에서 자녀는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알아갑니다. 올해도 뜨거운 여름이 지나간 것처럼 아들은 더 성장할 것입니다.

[글쓴이] 신현미 아하 서울시립청소년 성문화센터 상담팀장